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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책과 시민성] 블랙 독
 임미영(부산동부)  | 2019·06·06 10:50 | HIT : 9 | VOTE : 1
블랙 독
레비 핀폴드 글, 그림/ 천미나 옮김/ 북스토리아이
추천단위 : 부울연대 책문화활동가모임

집 앞에 거대한 검은 개가 나타났다.
가족들이 모두 거대한 검은 개를 보고 공포에 떨며 어쩔 줄 몰라하는데, 이집의 막내 꼬맹이는 그것을  보고도 다른 가족처럼 겁내지 않고  집 밖으로 나간다. 가족들은 모두 떠들어 대며 겁주고  말리지만, 붙잡지는 않는다.  꼬맹이는 밖으로 나가 자신보다 훨씬 크고  거대한 검은 개를 마주본다. 그리고는  개를 유인해 동네를 돌아다니면 논다.(꼬맹이가 먼저 뛰어가고 개가 쫓아 가는데 그것은 함께 뛰어 노는 것처럼 읽힌다)  거대한 검은 개는 꼬맹이와 어떤 장소들을 지날 때 마다 크기가 작아져서 결국 꼬맹이보다 작은 귀여운 강아지로 가족들 앞에 다시 나타나게 된다.
이 책은 무엇보다 그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창문에 보이는 거대한 검은 개를 보고 깜짝 놀라 두려워 하는  가족 구성원 각각의 표정을 실감나게 그렸을 뿐 아니라 그 인물의 주변 사물도 인물의 정서 상황과 어울리게 그려 놓은 점이 재미있다.  또 다양한 소품들을 적절하게 그려놓아  이야기 흐름 속에서 그 소품이 어떤 의미 지니는지 읽는 사람들마다 다른 상상과 해석을 가능하게 하여 그림책의 내용을 풍성하게 해준다. 이를 테면 강아지가 된 개를 작은 바구니로 덮어 놓은 그림을  겁에 질린 가족을 배려해 강아지를 숨겨 두었다고 읽어낼 수도 있고, 반대로 강아지가 가족들을 보고 놀랄까봐 덮어씌운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또 꼬맹이는 이제 강아지를 마음껏 다룬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그림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 이 책에서는  거대한 검은  개가 나타났을 때, 가족의 각각 반응이 조금씩 다르게 그려진다. 놀라고 당황하지만 각각 다르다. 같은 상황을 마주하게 될 때 함께 사는 가족이라도 다 다른 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잘 드러나서 좋다. 거대한 검은 개라는 공포의 상황에서 어른인 부모가 아이들에게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가리려고 하면서도 허둥대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여 오히려 아이들을 더한 공포 속으로 몰아넣는 모습이 보인다. 어른인 부모가 허둥대는 모습은 읽은 어른들에게는 부모다워야 한다는 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도감을 주고, 어린이에게는 통쾌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에서 많은 부모들이 저지르는 오류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여 씁쓸하다.
특히  이 책 속의 부모는 밖으로 나가려는 꼬맹이를 말로는 겁주고 말리지만 물리적으로 붙잡아 나가지 못하게 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현실의 부모인 우리들을 돌아보게 한다. 현실 속의 대부분의 부모들을 이런 상황에서 십중팔구 꼬맹이를 번쩍 안아올려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책의 마지막에 ‘용기’라는 말로 책 전체를 해석한 부분은 결정적으로 불편했다. 그렇지만  이 책은 어린이가 주도적으로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마주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것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재미있게 그려져 있고, 거대한 검은 개라는  상징적인 소재를 통해 우리에게 찾아오는 공포나 두려움의 상황을 어떻게 마주하고 대할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2010년 10월 02일 16시 37분에 가입
부산동부지회에서 활동하는 새내기 회원입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써 올바른 책읽기와 함께 사회와의 소통을 시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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