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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과 시민성] 내 토끼가 또 사라졌어!
 임미영(부산동부)  | 2019·06·06 11:07 | HIT : 7 | VOTE : 0
내 토끼가 또 사라졌어!
모 윌렘스 글, 그림/ 정회성 옮김/ 살림어린이
추천 단위 : 부울연대 책문화활동가모임

트릭시는 엄마, 아빠, 토끼와 함께 네덜란드에 계신 할아버지 댁에 가던 중에 비행기에다 토끼를 두고 내리게 된다. 할아버지 댁에 도착하고도 한참 뒤에 그것을 알게 된다. 아빠가 공항에 전화를 해보지만 비행기는 이미 중국으로 떠난 뒤다. 트릭시는 토끼가 괜찮을 거라는 엄마의 말과 가족들의 위로에도 토끼가 보고 싶은 마음과 걱정은 계속된다. 마침내 트릭시는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토끼를 찾게 되고 기쁨의 환호도 잠시 뒷자리에서 울고 있는 아기에게 토끼인형을 내어준다. 오랜 세월이 흘러 아이 엄마가 된 트릭시에게 소포 꾸러미 하나가 도착한다.

이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같은 장면을 보고도 생각들이 다르다. 할머니가 트릭시보고 “우리 트릭시가 참 많이 컸구나”라고 하는 장면과 비행기에서 트릭시가 토끼인형을 우는 아기에게 주었을 때 주변 어른들이 박수를 치는 장면을 보고 아이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 과도하게 칭찬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라고 하는 경우도 있고 밀폐된 공간인 비행기 안에서 우는 아이를 보고 모두 걱정하고 있다가 트릭시 덕분에 아기가 울음을 그치게 되어 참 잘 되었다며 기꺼이 기뻐하는 표현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트릭시와 토끼의 관계를 어떤 물건에 갖는 애착으로 보게도 되는데, 애착으로 보게 되면 아이의 행동을 고쳐야 하는 어떤 것으로 보게 되어 트릭시가 토끼에게 몰입하는 감정에 빠져 들기가 어렵기도 하다. 반면 애정하는 것으로 본다면 토끼를 소중하고 사랑하는 존재로 트릭시가 토끼에게 하는 행동이나 감정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다. 그래서 잃어버린 토끼 때문에 몇날 며칠을 마음 아파하고 걱정하다가 꿈속에서 토끼가 누군가와 함께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트릭시가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들을 보면 읽는 독자도 트릭시의 마음과 같이 움직이게 된다. 처음에는 혼자서만 토끼를 사랑했지만 비록 몸은 떨어져 있어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 새로운 기쁨이 되고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다고 내가 토끼를 애정하는 마음이 변하는 것도 아니다 라는 걸 깨닫게 되는 트릭시를 보면서 ‘사랑’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마지막에 <아빠가 트릭시에 전하는 말>은 딸에게 사랑, 결혼, 출산은 이렇게 하는 거야 라고 방향을 규정해 주는 것이라기보다는 트릭시가 사랑했던 물건을 누군가 사랑했다가 돌려받게 되고 다시 자기 아기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고....
사랑이 확대 되어가는 기쁨을 아는 따뜻한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아빠의 바람으로 보여진다.

이 책에서 트릭시가 어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기 안에 일어나는 감정들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도 좋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때를 쓰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의 위로 속에 나름 생각들을 하면서 최종 판단과 결정은 트릭시가 한다. 어른들의 충고는 참고 사항일 뿐이다. 결국 비행기 안에서 절대로 헤어지지 않을 것 같은 애정하는 토끼를 지금은 우는 아이에게 더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기꺼이 내어 주는 것을 결정한다. 어른들이 트릭시의 감정표현에 대해 “왜 토끼를 잘 안 챙겼냐, 그깟 토끼가 뭐라고 그러냐”등 토끼를 잃어버린 당사자보다 앞서서 다그치거나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지 않는다. 위로의 말을 전할 뿐 어른들은 트릭시의 판단이나 결정을 기다릴 뿐이다.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던히 그 아픔을 함께 하며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게 한다.
2010년 10월 02일 16시 37분에 가입
부산동부지회에서 활동하는 새내기 회원입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써 올바른 책읽기와 함께 사회와의 소통을 시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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