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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커서 바다표범이 될거야 [어린이책과시민성]-울산지회
 이창숙(울산)  | 2019·08·16 23:20 | HIT : 68 | VOTE : 19
《난 커서 바다표범이 될 거야》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글· 그림 / 김경연 옮김/ 풀빛


이 책은 엄마도 독립된 존재임을 보여주는 책이다. 엄마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주체적으로 살기 위해 가족을 떠날 수도 있고, 그렇게 떠난다고 해서 가족과의 유대가 끊어지는 것도 아니고, 또 그렇게 떠나도 아이는 아빠와 꽤 잘 지낸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우선 이 책은 엄마가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독자들에게 설득력있게 들려준다.
아빠가 먼 바다로 나가서 집을 비우는 날이면 엄마랑 소년은 바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셀키였던 엄마는 자신이 살았던 바다를 그리워하며 바다 속이 어떤 풍경인지를 아이에게 들려준다. 그것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잊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내가 예쁜 돌멩이나 희귀한 조개껍질을 가져다 주면 엄마는 바다 밑에 무엇이 있는지 이야기해 주었어. 인어 아가씨, 바닷가재 소녀, 구눈박이 장어, 궁중대신 바다소, 오징어 왕자, 죽음의 해파리, 바다 수도승, 바다 트롤, 앵무조개 신사, 바다물총, 달고기 왕, 뽀뽀 뱀장어, 왕집게발 소년, 궁궐 두꺼비, 도둑 달팽이, 정어리 거인, 초록 농어, 이불 문어, 해마,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등에 싣고 다니는 고래…….”

그리고 엄마는 바다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바다표범가죽을 찾는다.

엄마는 일주일에 방 하나씩 구석구석 철저히 청소했어. 부엌, 그 다음엔 거실, 그 다음엔 현관, 그 다음엔 화장실, 그 다음엔 위층에 있는 엄마 아빠 침실, 그리고 욕실, 내 방, 다용도실, 지하실과 바깥에 있는 창고까지. 그런 다음 부엌부터 다시 시작했어.

엄마에게 바다표범가죽을 찾는 행위는 셀키인 자기 정체성을 찾는 행위다. 여기서 셀키가죽은 원래의 자기자신이며 자기가 살고 싶은 삶이고 꿈이다. 어떤 이유로 셀키가 소년의 엄마가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집안일하는 가정주부로서, 소년의 엄마로서, 어부의 아내로서 이제까지 살아왔다. 그렇게 사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셀키라는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하고 살 수는 없으므로 바다표범가죽이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알게 되자 엄마는 곧바로 집을 떠났다.

여기서 우리는 질문하게 된다. 아빠는 왜 엄마에게 셀키가죽을 주지 않았을까? 아내가 간절히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텐데. 아내를 한 사람의 독립된 존재로 인정했다면 아내를 재운 후에 셀키가죽을 몰래 숨기지는 못했을 거다. 어쩌면 아빠는 자신이 바다에 나가 있는 동안 집안일과 육아를 담당하는 사람이 필요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고정된 성역할을 요구하며 아내의 꿈을 무시한 결과 그는 아내를 영영 잃어버렸다. 아내가 떠난 후에 아이를 돌보기 위해 아빠는 바깥일을 줄인다. 아빠가 위축되었는지 어땠는지는 알 수 없으나 소년은 엄마가 떠난 이후에도 여전히 자기 삶을 당당하게 살아간다.

이것은 봄에 일어난 일이었어. 지금은 여름이야. 아직도 아빠랑 난 엄마 없이 둘이서만 살아. 아빠는 이제 자주 고기를 잡으러 나가지 않아. 난 아빠랑 함께 꽤 잘 지내고 있어.
이따금 커다란 바위 위에 갓 잡은 고등어 두 마리가 놓여 있어. 아무래도 엄마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아.
난 크면 뱃사람이 될 거야. 아니면 바다표범이 되거나.

바다를 좋아하는 소년은 엄마의 이야기를 통해 바다 속을 상상하고 더 풍부하게 바다를 느꼈다. 책 뒤에 나오는 긴 그림은 그것을 잘 보여준다. 길게 펼쳐진 그림은 정말 놀랍다. 엄마의 이야기에서 시작된 신비한 생명체들이 아이의 꿈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모습. 인어아가씨, 바다가재 소녀에서부터 소년이 자고 있는 침대의 이불 문어, 소년의 코끝에서 살랑이며 지극한 눈길로 소년의 자는 모습을 들여다 보고있는 해마까지. 그런 경험이 있기에 소년은 엄마를 이해하고, 엄마를 이해하기에 엄마가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여긴다. 그리고 엄마가 옆에 없지만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들이 소년의 곁을 지키며 항상 엄마가 옆에 있는 듯한 안정감을 줄 거다.

엄마는 떠났지만 바위 위에 놓아둔 갓 잡은 고등어 두 마리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있고, 소년 역시 엄마에 대한 원망없이 자신이 크면 뱃사람이 되거나 바다표범이 될 거라고 한다. 엄마와 아빠가 살아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았던 소년은 상대를 독립된 존재로 인정해야 서로가 함께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을 거다. 그래야 서로가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지금과는 다른 가족관계와 역할을 상상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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