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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바꾼 가믄장아기/감은장아기 [어린이책과시민성]-울산지회
 이창숙(울산)  | 2019·08·16 23:23 | HIT : 66 | VOTE : 12
《운명을 바꾼 가믄장아기》 이상교 글, 이은주 그림/ 국민서관
《감은장아기》 서정오 글, 한태희 그림/ 봄봄
  
살면서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다. 가령 부모의 기대를 일찍 배반하는 게 자기 삶을 살아가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 타인의 시선에서 무심해지면 훨씬 자유롭게 살 수 있다는 것. 내가 나답게 살 때만이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 이런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야기가 우리신화 “가믄장아기”가 아닌가 싶다.

자신의 능력으로 아이를 키울 수 없는 부부가 딸 셋을 낳았다. 먹을 게 없는 것을 딱하게 여긴 이웃들의 도움으로 딸들을 키웠다. 다행히 딸들이 자라는 동안 어찌어찌하여 부자가 되었다. 자신이 잘나서 부자가 되었다고 생각한 부모는 딸 셋을 불러 누구 덕에 잘 먹고 잘 사는지를 묻는다. 은장아기와 놋장아기는 부모 덕에 잘 먹고 잘 산다고 하지만 가믄장아기는 “아버지, 어머니, 하느님, 땅님 덕도 있지만 제 복에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말에 성이 난 부모는 가믄장아기를 내쫓는다. 가믄장아기가 집을 나갈 때 마음을 고약하게 쓴 은장아기는 청지네가 되고 놋장아기는 말똥버섯이 된다. 그리고 부모는 눈이 멀고 거지가 된다.

가믄장아기 덕에 부모가 부자나 거지가 된 게 아니라 자기자신 덕에 부자나 거지가 된 거다. 자기 삶의 중심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서 달라진 거다. 부모가 가난했을 때는 자기의 본 모습대로 살았기 때문에 흥했다. 반면에 부자가 되어 자식에게 “누구 덕에 잘 먹고 잘 사느냐?”고 묻을 때는 삶의 중심이 자식에게 있으니 망하기 시작한 거다. 은장아기와 놋장아기 역시 자신이 주체가 되지 못하고 부모가 원하는 대로 대답을 하니 청지네가 되고 말똥버섯이 되는 거다. 하지만 가믄장아기는 자기 삶의 중심은 자기라고 선언한 다음 검은 암소 한 마리에 짐을 싣고 스스로 길을 떠난다.

그렇게 해서 발길이 닿은 곳이 산속의 움집이다. 여기서 마음 씀씀이가 고운 셋째 마퉁이와 결혼한 가믄장아기는 마를 캐는 구덩이에 있던 금덩이를 팔아 부자가 된다. 그리고 부모를 찾기 위해 거지잔치를 연다. 잔치 마지막날 거지가 된 부모가 찾아온다. 가믄장아기는 부모가 윗자리에 앉으면 아랫자리부터 먹이고 아랫자리에 앉으면 윗자리부터 먹이라고 하인에게 시킨다. 잔치가 끝나도록 아무 것도 먹지 못한 부모와 마주앉은 가믄장아기는 자신이 집나간 셋째딸 가믄장아기라는 것을 밝힌다. 그 소리에 깜짝 놀란 부모는 눈을 뜨고, 가믄장아기의 기도로 언니들도 본모습으로 돌아온다. 가믄장아기는 다시 돌아온 가족들과 함께 오순도순 잘 산다. 자기 뜻대로 자신의 삶을 산 가믄장아기는 나중에, 운명을 다스리는 신이 된다.

우리의 옛이야기를 보면 종종 효녀들이 등장한다. 가믄장아기도 어떤 면에서는 효녀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을 희생하는 기존의 효녀와는 다르게 자신의 삶을 살면서 부모와 더불어 사는 존재다. 거지가 된 부모가 찾아왔을 때 상을 거꾸로부터 놓는다는 것은 부모의 뜻대로 휘둘리지 않겠다는, 자기 뜻대로 관계를 형성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가믄장아기는 집을 떠날 때의 마음가짐과 부모를 맞이하는 마음가짐이 똑같다. 변한 것은 부모다. 자식을 내 통제 안에 넣으려고 했던 부모가 “그래, 그게 네 모습이구나.”하고 인정하게 된 거다. 그러니 함께 오순도순 사는 게 가능해졌다. 이 책은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다시 들여다보게 한다. 그리고 자기 삶의 중심을 자신에게 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위의 내용은 《운명을 바꾼 가믄장아기》를 중심으로 이야기했다. 세세한 부분에서는 차이가 있으나 서정오 선생님의 《감은장아기》도 전체적인 흐름은 같다. “가믄장아기”와 관련된 책을 두 권 다 추천하는 것은 두 이야기가 모두 재미있고 각자의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다. 《운명을 바꾼 가믄장아기》에서 가믄장아기는 현대여성보다 씩씩하다. 새까맣고 못생겼지만 기죽는 법이 없다. 오히려 당돌하다. 마음 씀씀이가 고운 셋째를 눈여겨 보고 “발이 시러워 잠을 잘 수 없으니, 셋째 아들을 보내 주세요.”하고 할머니에게 말할 만큼 말이다. 《감은장아기》는 재산 형성과정을 점층적으로 표현하고 마 삶아 먹은 이야기 외에 감은장 아이가 가져온 쌀로 밥을 해먹는 이야기가 나오는 등, 화소가 다소 풍부하고 그림자극을 연상시키는 그림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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