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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이 프란츠의 심술(할머니한테 갈래)
 곽성아(송파)  | 2018·12·11 19:17 | HIT : 57 | VOTE : 10
할머니한테 갈래 (빡빡이 프란츠의 심술 중에서) 비룡소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발제: 곽 성아

  

엄마가 할머니를 덜 좋아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프란츠는 할머니를 정말 좋아한다.프란츠가 가장 좋아하는 빨간바지를 엄마 마음대로 처분한 것에 화가 난 어느 날, 화가 났다는 것을 표현했을 뿐인데, 엄마에게 심술부린다고 주방에서 쫒겨났다. 아빠도, 요제프형도, 가비도 프란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 주지 않았다. 오히려 잠이 깬 아빠는 왜 애를 낳았는지 모르겠다며 문을 쾅 닫아버려 프란츠 이마에 혹이 생기게 한다. 예전에 이런 상황이라면 언제든 달려갈 할머니 집이 있었는데... 평소 이야기를 잘 들어줬던 할머니가 생각나는 것은 당연했다. 거리가 멀다는 것은 문제되지 않았다. 평소에 아빠 차로 다녔던 길이라 찾아갈 자신도 있었다. 말하지 않고 집을 나서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화가 난 지금, 가족 중의 누군가에게 할머니한테 간다고 허락받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프란츠는 배고픔과 피곤함을 참고 할머니가 사는 노인 공동주택까지 찾아갔지만 할머니는 외출중이셨고, 다행히 이웃 노바크 할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허기도 면하고, 할머니 집 발코니에서 푹 쉴 수 있었다. 프란츠가 없어져 울면서 전화한 엄마의 목소리를 듣기 전까지는.  프란츠가 식탁을 두 번이나 걷어찼을 때 프란츠 엄마가 화내는 것이 충분히 이해되었다.

`이미 줘버린 바지를 어떻게 찾아오나? 체면이 안서는 일이다. 왜 식탁을 걷어차는 심술을 부리나? 어질러진 이건 언제 치워!‘란 생각에, 프란츠의 속상하고 화난 마음보다는 엄마의 화냄이 훨씬 더 공감 되었다. 낡고 작아진 바지, 앞으로 입지도 못할 텐데, 멋진 새 바지를 사 달라고 할 수 있는 기회인데 말이다. 그러다 나에게도 오래되고 낡았지만 소중해서 버릴 수 없는 몇 가지 물건이 있음을 떠올렸다. 수첩, 좋아하는 책, 가족 앨범, 누군가에게 받은 선물. 이런 내 소중한 물건들을 어느 날 생각나 찾았을 때, 내 허락도 없이 남에게 줘 버렸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면 난 어땠을까? 프란츠의 분노가 충분히 이해되었다. 나였어도 당장 찾아오라고 소리 낮춰 내질렀을 것이다. 그리고 아빠 일곱 살 프란츠가 할머니가 사는 공동주택을 찾아가는 여행이 다소 위험하다고 느낄지 모르겠지만, 모험은 언제나 불안정한 상태에서 떠나게 되어 있고, 모험을 하지 않고서는 성장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프란츠에게 그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자인 할머니한테 가는 길이라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되지는 않았을 듯하다. 할머니의 이웃 분들과도 평소에 좋은 관계맺음이 있었기에 할머니의 부재에도 프란츠는 편안하게 할머니 집에서 낮잠도 자고, 마음의 여유도 찾았다. 할머니 집에 갇혔다 구조되는 소동도 있었지만 엄마아빠의 사랑을 확인하기에 충분했고, 결코 할머니 집으로 살러 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깨달음도 얻는다.

엄마랑 상관없이 자신의 생각으로 할머니와 주변의 어른들과의 관계를 잘 풀어가는 프란츠, 어떤 상황에서든 배움을 얻는 현명한 프란츠가 참 멋져 보인다. 그리고 한가지 덧붙이자면 프란츠의 엄마가 프란츠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좋아하는 빨간 바지를 줘버린 것은 꼭 사과 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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