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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 : [제35호] 각자의 꿈으로 함께 살아가기
 변춘희(송파)  | 2014·08·26 21:16 | HIT : 623 | VOTE : 131
                                    각자의 꿈으로 함께 살아가기
 
                                                                                김금일(홈페이지팀장)
꿈, 사랑, 우정 등 책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주제는 시험지 답으로나 가능할 뿐, 실제 내 삶에서는 출구를 찾기 어려운 미로인 것 같아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그러나 매주 만나는 지회 모임, 지역과 함께하는 토론회, 그리고 도서관의 소모임까지 우리회 책토론은 컴컴한 미로에서 함께 길을 찾아가는 든든한 친구를 만나는 일이다.
도서관의 소모임에서 레오 리오니의 <프레드릭>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때였다. 획일적이지 않고 다양한 사유와 삶을 아름답게 그린 훌륭한 책이라는 참여자의 추천으로 토론을 시작하였다. 본격적으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 생각의 차이가 나타나고, 새로운 질문과 해답을 함께 탐구하는 시간이 되었다.
“다양성이란 좋은 것이지만 다른 쥐들처럼 일도 하며, 틈틈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 “프레드릭은 사기꾼인 것 같다. 괜히 놀기 위해 다른 쥐들에게 거짓말로 술수를 부리고 있다” 는 의견이 나왔다. 꿈! 다양성! 말은 멋지지만, 밤낮없이 일하는 쥐들에 비해 프레드릭의 행동은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다. 실제 내 아이나 가족이 이런 행동을 배울까봐 불안하다는 생각도 이어졌다.
이런 발상들이 낯설었지만 책을 읽은 사람의 삶과 평소 생각이 이어져 행간을 적극적으로 해석한 것이라 싶다. 순간, 나의 책읽기를 돌아보았다. 책과 삶을 분리하며 아무런 의심없이 좋은 주제를 알았다고 스스로 만족하며 읽지 않았는지 반성해 본다.
많은 독후감이 그렇게 쓰이고 있고, 그런 독서교육은 오히려 진정한 사유를 없애는 일이다. 영악한 독자일수록 채점자의 의도에 맞춰 읽는 것을 익히게 된다. 하지만 토론을 하다보면, 그리 어물쩍 넘어가지 못한다.
농부가 이사를 가고 비어버린 헛간과 창고는 평온하게 살던 쥐들에게 위기감을 준다. 불안한 쥐들은 밤낮없이 먹을 것을 쌓아 겨울을 대비한다. 그 옆에서 빛과 이야기, 색깔을 모으는 프레드릭의 행동은 무책임 하고, 아무런 값어치도 없어 보일 수 있다.
사회가 사람에 대해, 사유에 대해 ‘쓸모있음’과 ‘쓸모없음’으로 나누어 생각하면 생명에 대한 존중은 일어날 수가 없다. 직업에 대해 우열을 나누어 생각하고 사회가 욕망하는 어떤 것만 우위로 인정하면, 경쟁을 멈출 수 없고 욕망에 대한 결핍은 채울 수 없다. 낙오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 모두를 얼어붙게 하고, 귀를 닫게 만들고 서로에게서 등을 돌리게 하여 내 삶을 더 흉폭하고 위험하게 한다. 이 위협을 넘어서는 길은 함께 들어주고 모색하며 삶을 나누는 길에 있다.
“밤낮으로 열심히 겨울 먹을거리를 모으기 위해 일하는 쥐들 곁에서 색깔과 이야기를 담는다는 프레드릭을 선뜻 이해하긴 어려워요. 하지만 그런 그에게 화도 내지 않고 말을 거는 친구 쥐들은 따듯해서 좋아요. 지금은 쥐들처럼 못하고 비난하고 외면하지만 참 따듯해서 닮고 싶어요.” “엉뚱하다거나 심지어 사기라 느끼기도 하는데 어떻게 프레드릭의 행동을 받아들일 수 있나요? 상대에 대한 생각이 부정적인데 다정한 행동이 어거지로 되는 걸까요?” “사실은 누가 나에게 그래주면 좋겠어요. 어떨 땐 내가 다수편이 되기도 하고 어떨 땐 별난 소수로 취급될 때도 있더라고요.”
쥐들은 눈을 감고 졸듯이 앉아있는 프레드릭을 향해 그냥 묻고 가만히 대답을 듣는다. 하지만 삶이 불안하고 온갖 사회적 편견에 사로잡혀 있기에, 나를 열고 소통하는 이 단순한 행위는 참으로 어렵고, 편견은 때때로 내게 독이 되어 되돌아오기도 한다.
엉뚱해 보이는 프레드릭은 내가 불안에 떨며 놓치고 있는 것, 영혼의 양식을 가꾸는 시인이다. 나는 어떤 존재인지를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운지를 사랑이란 어떤 것인지를 어떤 생명이라도 그 존재로서 아름답고 귀하다는 단순하지만 절대적 삶의 진리를 탐구하는 행복한 예술가이며 철학자이다.
토론을 하다보면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해 자신을 내놓고 살면서도 스스로 부족하다는 죄의식을 가지고 있다. 경쟁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 여기며 아이들을 내몰다가 어린이책으로 새로이 어린이를 만나고, 부모로서 짐 지고 있던 힘겨운 질문과 답을 탐구하게 된다. 어린이란 어떤 존재인지? 교육이란 무엇인지? 행복한 삶은 어떤 것인지?
우리는 토론을 통해 질문과 해답을 모색하며 저마다 각자의 꿈을 함께 살아내고자 한다. 그래서 우리는 어린이책을 함께 읽고, 밥을 나눠 먹고 유쾌하게 웃으면서 세상으로 조금씩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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