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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근원적으로 묻는다-미하엘 엔데(《녹색평론》제 114호 중)
 이정화(창원)  | 2016·07·02 06:16 | HIT : 1,227 | VOTE : 250
경남+부울연대 6월 달공부,
하승수 선생님의 경제 강의 자료 중에서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아 올립니다.
《녹색평론》제 114호 2010년 9월-10월호 자료 중에서 일부만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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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대전은 시작되었다

엔데는 기회 있을 때마다 "이미 제3차 세계대전은 시작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것은 영토나 종교를 둘러싼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자손들을 파멸로 이끄는 시간전쟁"이라는 것이었다.

자손을 희생시키고자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 말을 비유로서 이해하고자 하였다. 지금 우리는 20세기가 산출한 미해결의 문제가 산적한 채로, 21세기로 들어가고 있다. 상징적인 사례는 환경호르몬과 핵폐기물이다. 자신의 손으로 만든 이것들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것은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후세에 해결을 미룬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거품 붕괴 후의 경제재건 명목으로 거액의 적자국채가 남발되고, 그 부채상환의 짐은 자손이 지지 않으면 안된다. 세계적으로도, 종교나 민족의 대립이 격화하고 있지만, 그때 그때의 대응으로 시종할 뿐, 근원적인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엔데는 이런 현실을 '시간전쟁'이라고 불렀다. 엔데는 누구보다도 일찍이 온갖 문제의 핵심으로서, 자본주의경제가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금융시스템에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판타지 작가인 엔데는 의표를 찌르는 우화나 이야기의 힘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독자들이 느낄 수 있게 하였다. 엔데는 말했다.

-판타지라는 것은 현실로부터 도피하거나, 동화의 세계에서 공상적인 모험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판타지에 의해서 우리는 아직 보이지 않는, 장래에 일어날 일을 눈앞에 떠올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일종의 예언적 능력에 의해 지금부터 일어날 일을 예측하고, 거기서 새로운 기준을 얻습니다.

엔데는 사람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위기에는 대처할 수 있지만, 눈으로 볼 수 없는 위기에는 무력한 존재라고 말했다. 더욱이 엔데는 예전에는 과거의 문화나 역사를 배움으로써 현대의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까를 터특했지만, 우리가 지금 직면하고 있는 ‘돈’의 문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에 대한 규범이 과거에는 아무것도 없다 – 따라서 미래를 상정하고, 무엇이 일어날 것인가를 예언적으로 직관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것은, 인간에게 부여된 상상력에 의존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문제해결을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서부터 생각한다. 그것이 엔데가 의지하는 판타지의 힘이다. 우리는 《끝없는 이야기》의 허무나 《모모》의 시간 도둑에 대한 상상력이 갖는 설득력을 다시 한 번 검토해봐야 하는 게 아닐까.

지금 다시 엔데의 책을 읽어보면, 그의 ‘돈’에 대한 문제의식은 이미 《모모》 속에서도 흐르고 있고, 엔데 자신이 온갖 기회에 이 문제를 되풀이해서 말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1980년경에 엔데는 취리히에서 열린 재계인사들의 모임에 초대되었다. 200명 정도의 경영자가 모여서 하루 종일 경제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연간 몇퍼센트의 성장이 어떻든 필요하다 따위의 논의로 시간을 보냈다. 저녁이 되어서, 엔데는 그들 앞에서 《모모》의 한구절을 낭독했다. ‘회색의 남자들’에 관한 대목이었다. 듣기를 끝낸 최고경영자들은 난감한 얼굴로 묵묵히 있었다.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낭독 부분의 문학적 가치에 대하여 토론이 시작되었다. 높은 분들이 아무리 해도 토론이 잘 안되었다. 그래서 엔데는 “여러분은 오늘 미래에 대해서 논의하셨는데, 과감하게 100년 후의 사회가 어떻게 되면 좋을지 자유로이 말해보시라”고 제안했다. 또 오랜 침묵이 계속되었다. 이윽고 어떤 사람이 “그러한 이야기가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전혀 난센스가 아니겠는가. 우리는 사실의 영역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사실이라는 것은 곧 적어도 연간 3퍼센트의 성장이 안되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고, 경제적으로 파멸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엔데는 이 회의에 참석한 체험으로부터, 이러한 피상적인 사고에 붙들려 있는 것은 경영자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이 경험을 나중에 친구에게 말했다.

“참석한 경영자들을 자극하여 창조력을 위한 질주를 하게 하는 분위기는 없었다. 나는 다만 참석자 중의 한사람이라도 설령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도, 자신의 아이들이나 손자들을 위해서, 어떤 미래상을 그리는지를 알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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